안녕하세요. 세시간 전에 마테리알을 발견하고 세시간 동안 주구장창 마테리알의 글을 읽었습니다. 일단 저는 오늘 처음으로 20대 직업 평론가가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같네요. 너무 반갑고 즐거웠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무서워졌습니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되는데 덕분에 너무 심란해져서 잠이 안오니 몇자 적어보겠습니다.
앞서 저 또한 20대 직업 평론가인것처럼 말했는데, 굳이 말하자면 망설이는 쪽인것 같습니다. 망설이는 동안 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전공을 뭘 해야할지 고민 중입니다. 하여 해외 대학에서 가르치시는 교수님께 자문을 구해봤더니 요즘에는 트랜스 내셔널 시네마 연구가 서부 학교에서 뜬다고 합니다. 뭔가 그게 제 생각이 돌아가는 방식과 비슷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국내에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긴 한가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그런 생각이 허용되는가? 그런 생각으로 비평을 한다고 하면 ‘더 중요한 것을 공부하신 분들’ 혹은 ‘영화의 비밀’을 저보다 잘 알고 계신 듯한 분들에게 비영화과 출신이라고 욕먹을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딸답게 미국에 대한 필연적 애호가 있긴 하지만 이건 사대주의에 의한 생각이 아닙니다. 보다 제가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글을 쓸 수 있을까, 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무슨 질문에 대한 답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편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책임한 말이라는 것 알지만 제발 계속 해주세요.
무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