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최지영

[제1회 오픈 스페이스] 한국 독립영화 사운드를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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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제1회 오픈 스페이스] 한국 독립영화 사운드를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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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부터 일찍 들으러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사운드 관련하여 발표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거의 처음이어가지고 저도, 어떤 이야기를 해야될까 굉장히 고민이 많았어요. 다른 분들 준비된 내용을 보니깐 굉장히 심오하던데, 저는 그렇게 심오하게 영화에 접근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사운드 작업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까?’하는 생각을 많이 하긴 했어요. 그래도 사운드 쪽에 대한 관심에 제가 기분이 좋았어요. 사운드 쪽으로 발표 기회를 마련해주신다는 것 자체가, 사운드에 대한 관심도가 있다는 이야기로 들려서 굉장히 좋게 받아들였습니다. 사운드와 관련해서 저희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잖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준비한 내용은, 이런 작업들이 왜 이뤄지고, 또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그리고 우리가 작업할 때 어떤 식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하는지? 그 정도 일 것 같아요. [마테리알 측에서–편집자 주] 제가 작업을 하면서 느꼈던 인사이트에 대해 말씀을 해달라고 하셨는데, 그걸 어디 기록해두거나 하진 않았어요. 그래서 저도 찬찬히 돌아보면서 작업을 할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되짚어보니까, 여러 현상들이 조금 있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것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해드리고 그리고 이제 질문을 중간중간에 계속 해주시면 제가,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제 소개를 먼저 간단히 드리자면, 영화 영상 사운드 작업을 하고 있는 최지영이라고 합니다. 저는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화 음향을 전공했습니다.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녹음실에서 독립영화 사운드 믹싱작업을 했고, 퇴사 후 프리랜서로 서울예술대학교, 전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며, 여러 영상물의 사운드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미디액트에서는–편집자 주] 스물 세 살 때부터, 5년 정도 일을 했고요. 아무 것도 모르는 완전 사회 초년생에, 회사를 처음 다녀보는 것이어서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어요. 클라이언트와 작업자의 입장으로 만나다보니까 대하는 방식이나 이런 것들이 어려움이 되게 많더라고요. 그리고 그 분들께서도 어린 학생 같은 애가 모니터 앞에 앉아 있으니 못 미더운 것도 많으셨으리라 생각을 하고요. 그럴 때마다 약간 한계를 많이 느끼면서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이런 고민들에 대해서 사수였던 실장님이나 다른 기사님들께 이야기를 하면, “그게 어쨌든 니 잘못은 아니니까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을까? 그 나중을 생각하라고 하는 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이야”라고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근데 맞는 말이더라고요. 제가 이제 일을 시작한지 8년 정도가 되었더라고요 벌써. 일한 지 3년, 4년이 지나고나서부터는 오다가다 마주치는 동료나 감독이나 스탭, 제작자 분들이 되게 많아지기도 해서, 작업을 할 때 어리숙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을 되게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정장을 되게 많이 입고 다녔어요. 작업할 때 자켓 입으면 되게 불편하거든요. 근데 일부러 감독님들 만나러 갈 때는 좀더 어른스러워 보이려고, 머리도 까맣게 염색하고 그랬습니다. 지금은 왜 그랬나 싶어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을 텐데. 그렇게 5년 정도 일을 하다가, 작업을 하다보니 제가 너무 부족함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대학원을 진학했어요. 한예종에서 영상원 영화과 음향전공으로 진학을 했습니다. 제가 항상 부족하게 느꼈던 것은 감독님들이 작업물을 맡기셨을 때, 그걸 제대로 표현할 줄 알아야하는데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너무 많이 필요한 거예요. 그래서 그 한계를 계속 느꼈어요. 이거를 어떻게 해야 소리가 풍성해질까, 혼자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길이 계속 안 보이는 느낌이라 대학원에 진학을 해서 작업을 하기도 하고 배우기도 했죠. 그리고 한예종 대학원 강사님들은 대부분 상업영화 녹음실의 대표님들이라서, 그 녹음실에 직접 가서 우리나라에서 꽤나 유명하다고 하는 상업영화들의 세션을 같이 보면서 소리를 들어보는 수업들이 되게 많았어요. 그래서 되게 좋은 경험들을 했고, <기생충> 세션을 열어서 하나하나 소리를 들어본다던지, <아가씨> 세션을 열어서 하나하나 소리를 들어본다던지. 굉장히 큰 대작들을, 저희가 쉽게 만들어볼 수 없는 소리들을, 이렇게 만들었다 라고 해주신다던지, 그런 좋은 경험들을 하면서, 상업 작업들을 2년 정도 했어요. 지금은 프리랜서로 계속 일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사실 독립영화만 하고 있지는 않아요. 독립영화만 하기 위해서는 많은 품과, 어찌보면 희생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그 현상에 대해서도 우리가 좀 이야기를 나눠 볼 텐데요. 우선 제가 작업한 리스트를 한 번 보여드리면.

영화가 있고요, 다큐멘터리, TV 드라마, OTT 이렇게 정리를 해봤습니다. 이렇게 나눠놓은 이유는 틀어지는 아웃풋을 항상 생각해요. 사람들이 이 영상을 어떻게 접하는지가 제일 중요해서, TV로 보느냐, 웹으로 보느냐, 극장에서 보느냐를 중심으로 해서 사운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나눠봤습니다. 독립영화는 제가 편수를 다 세보지는 않았어요. 많이 할 때는 한 달에 세네 작품씩은 무조건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지금 굉장히 다양한 장르들을 접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하다보니, 프리랜서로 일을 할 때도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다양한 장르의 사운드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경험이 있어서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하고요.

제가 독립영화의 뜻을, 제가 정확하게 알고 있지는 않아요. 그냥 뭔가 투자를 받지 않은 작업? 혹은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 뭔가, 수익창출이 아닌 목적을 가진 영화라고 해야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서의 독립영화를 생각했기 때문에, 그것들을 접할 때 마다 사실 구분을 짓지는 않았어요 처음에는. 독립영화나 상업영화나 작업을 하는 방식도 비슷하고 마음도 비슷하니. 그런데 아무래도 돈이라는 게 제일 중요하잖아요. 하나의 작품을 만들 때 자본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그 자본적인 것에 있어서는 힘든 면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근데 생각해보면 상업영화든 독립영화든 다 힘들잖아요. 일단 영화 현장은 돈이 나가는 게 너무 많아서 안 힘들 수가 없는 그런 거긴 한데요. 일단 독립영화는 감독님 개인 사비로 작업을 하시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사비에 제작지원을 받아서 같이 작업을 하시거나, 그런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렇게 작업을 하실 때마다 시간이 돈인 거예요. 그래서 작업 하는 날짜가 늘어날 때마다 돈인 것이죠. 저는 항상 그렇게 말씀 드리거든요.

프리뷰를 먼저 해요. 작업 시작할 때, 의뢰를 하시면 “일단 가편집본 영상을 먼저 보여주세요.”라고 해요. 제가 동시녹음 소스를 들어봐야 작업이 얼마나 걸릴지를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프리뷰를 보면, 여기저기 후시해야겠다고 눈에 보이기도 하고, “감독님께서도 후시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으시면 이야기를 해주세요.”라고 해서 절충을 하고 스파팅이라는 작업을 하면서 같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눠요. 왜냐하면 감독님이 판단했을 때 잘 안 들리는 것 같은데, 이게 후반작업에서 어느 정도 처리가 된다고 얘기를 드리면 최대한 안 할 생각이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그런 판단도 만나서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생각보다 후시녹음이 많아지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그럴 때 후시녹음이 많아지면 그만큼 동시녹음 소리를 다 지우고 거기에 새로운 소리를 다 집어넣어야하고, 배우들 목소리도 다 집어넣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10분짜리 단편영화도 전체 후시를 하면 2주-3주 작업을 해야하는 경우가 생겨요. 인건비도 인건비지만, 가장 문제는 장비예요. 공간과 장비. 그 소리를 작업하기 위한 공간과 장비는 굉장히 고가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말씀 드리죠. 조금 절충을 하셔서 동시녹음을 최대한 가되, 퀄리티는 떨어질 거다… 이런 말을 굉장히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웃을 때 보통 배우들이 현장에서 나는 하하하하 네 번 웃어야지 하고 웃지 않잖아요. 자연스럽게 나오는대로 웃음을 짓는데 이걸 후시녹음에서 똑같이 하려니 잘 안 붙는 거예요. 그만큼 후시녹음작업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작업을 하면서 많이 이해하고 가시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미디액트라는 공간이 독립영화 작업을 하는 공간이잖아요. 거기 찾아오시는 분들이 다양해요. 처음 만드는 분들부터, 굉장히 여러 작품을 하신 분까지, 다양한데. 대부분의 감독님들은 후시녹음이 굉장히 쉬운 작업인 줄 알아요. 녹음 해서 얹으면 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이셔가지고. 해보고 뼈저리게 느끼시죠. 아 한 테이크 더 갈 걸, 이렇게. 그래서 그런 현상들이 되게 많기는 했어요. 어떻게 보면 그런 부분들이 자본이랑도 되게 연결이 많이 되어 있기도 하고요. 이럴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고민을 좀 많이 해보니까, 사실 소리라는 게 우리 눈에 보이지가 않잖아요. 그런 거라서 정확한 피드백을 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거를 접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좀 해봤고요. 사실 저는 영화과를 나왔기 때문에 주변에 영화를 전공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만약 1년에 70명 정도가 영화과에 입학을 하면 많아야 1-2명 정도만 사운드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 이유를 보니, 성취감이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편집이나 촬영이나 미술이나, 이것들은 바로 뭔가가 보이고, 교수님들도 오 이거 촬영 괜찮네 편집 괜찮네 식의 피드백을 해주시는데, 사운드는 피드백을 전혀 안 해주셨거든요. 그래서 그런 성취감이 부족해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도 조금 했는데, 그거는 사실은 제 개인적인 생각인 것 같고,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분명히. 그래서 제가 주변에 물어봤거든요.

결국 생각을 해보면 [사운드에-편집자 주] 접근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것을 이야기하면서 소리에 대해서 조금 정리를 하자면은, 제가 수업을 하거나 특강 하기 전에 항상 여쭤보는 게 있어요. 소리가 무엇일까요? 소리가 뭘까요? 되게 모호하죠.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귀에 들리니까, 이게 소리지, 뭐 생각할 게 있어? 같은 거죠. 소리를 저는 먼저 두 가지로 보거든요. 하나는 이론적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소리, 그 뜻, 또 하나는 소리를 들었을 때 느끼는 감정적인 것, 이 두 가지라 생각하는데. 되게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면, 소리는 진동이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움직이는 거. 움직이는 모든 물체에서 발생하는 진동이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 진동이 공기나 물이나 (책상을 두 번 두드리며) 물체 같은 것을 통해서 귀에 전달되는 것이 소리다, 라고 이론적으로 나와 있어요. 소리가 귀에 들어가서 뇌를 거치면은, 너무 주관적이어질 수 밖에 없는 거예요. 표현하는 게 너무 애매해요. 예를 들어서, 제 가족들 목소리는 저한테 너무 익숙한데, 제 가족 목소리는 여러분들한테 낯선 목소리잖아요.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 되게 여러 가지 것들에서, 우리가 살면서 했던 경험이라던지, 여러 가지 것들을 통해서 내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소리가 있고, 다 같이 느끼는 소리가 있어요. 저는 다 같이 느끼는 소리를 영상작업에 접목시킨다, 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영상을 하나 보여드리면 (한옥 기와가 있는 풍경 영상을 켠다) 이건 제가 전주대학교에 수업을 나가는데, 전주대학교에 수업을 갔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찍었어요. 사실 이 이미지만 딱 보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소리가 있잖아요. 뭔가 새소리, 바람소리 들릴 것 같고 평화로운 듯한 그런 느낌. 근데 지금 여기에 소리가 들리는지 모르겠는데, (공사하는 소리와 비행기 소리가 들린다) 공사하고 있었고요. 비행기 소리가 들렸고요. 앞에 공연도 하고 있었고요. 역사에서는 방송하고, 차 지나가고, 그래서, 이런 게 영상 사운드 디자인인 것 같아요. 우리가 생각하는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소리라던가, 불현듯 이미지를 봤을 때 떠올리는 소리들을 가지고, 얼마나 평소에 듣는 것처럼 표현을 하느냐, 그게 약간 영상 사운드를 하는 이유인 것 같고, 그런 작업을 제가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죠? 소리, 소리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었죠. 소리라는 게 이미지가 생기면, 조금 객관적이게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운드 디자인을 했을 때도, 그냥 소리만 가지고 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지만, 저희가 소리를 들으면 이미지가 떠오를 때가 많잖아요. 이미지를 봐도 소리가 떠오르듯이. 그런 결로서 저는 [사운드와 이미지가–편집자 주]같이 가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소리라는 것이 이미지와 같이 했을 때, 시너지가 잘 일어나는 장르가 영화 혹은 영상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영상이랑 접목되기 전에는 소리라는 게 너무 다양하게 분류되기 때문에 뭔가 지표를 내릴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다가가기 어려운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요. 예를 들어서, 음악 하나를 되게 좋은 걸 들었어요. 그래서 친구한테 이걸 소개를 해주고 싶어요. 내가 음악을 들었는데 되게 좋아, 근데 핸드폰도 없고 뭐도 없어서 틀어줄 수가 없어요. 이때 말로 설명하는 게 너무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악기는 뭐 어떤 악기 소리인 것 같고, 보컬 목소리는 어떤 사람이랑 비슷해, 라고 하면서 유사한 소리들과 비교하며 설명을 하게 되는 거죠. 근데 이제 이미지라든지, 영상 등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은 이쪽에 뭐가 있고 색깔은 뭐가 있고, 그런 식으로 대충 이미지를 그릴 수 있는데, 소리는 너무 추상적이라, 표현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 라는 지점이 있더라고요. 당연히 접근하는 게 어렵고. 그만큼 자료도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이번 발표를 준비를 하면서, 독립영화 사운드, (동시에 열려있는 여러 개의 인터넷 창을 보여준다–편집자 주)검색한 기록 보이시죠. ‘내가 인터뷰 때 뭘 했지, 사운드 디자이너가 뭘 하는 사람인가’, 엄청 검색을 해봤거든요. 근데 거의 안 나오더라구요. 거의 나오지 않고, 강좌도 많이 없어요. 사설 기관이나 이런 데 강좌도 많이 없고, 그래서 제가 이 작업을 하게 되는 이유라고 한다면, 만드는 작품의 소리를 최대한 잘 표현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운드에 관심을 좀 더 가지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어요. 그래서 사설기관에서 강좌를 할 때 사운드가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시는 분이 수업을 들으시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요. 아이고 잘 오셨다고, 막 이러면서. 괜히 또 사운드 전공 앞에서 소리 하면 떨리거든요. 뽀록 날까봐. 그래서 그런 마음가짐도 좀 가지고 있는데, 이것도 쉽지가 않아요. 왜냐면 독립영화 사운드를 하는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라던지, 그런 게 전혀 없어요. 거의 없고, 독립영화만 작업하는 녹음실도 미디액트 밖에 없을 거예요, 제가 알기로, 서울에는. 다른 녹음실에서도 독립영화 작업을 하기도 하지만, 독립영화만 하지 않아요. 음악도 하고, 광고도 하고, 웹드라마도 하고, 그래야 먹고 살 수 있거든요. 그런 현실이기 때문에, 더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는 이유인 것도 같아요. 그리고 사실 어찌보면, 기술이라는 게 들어가 있는 거잖아요. 사운드라는 디지털적인, 오디오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소리를 내보내는 그런 방식인데, 사실 녹음실들끼리는, 자체의 기술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교류를 거의 하지 않아요. 그런 상황이다보니 더 어렵지 않나? 라는 생각들을 계속, 하게 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영화에서 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들 알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저는, 영화 사운드가 다른 영상이랑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요즘 영상 너무 많잖아요. 뭐 TV부터 시작해서 웹드라마, 바이럴, 바이럴도 요즘 엄청 길게 찍더라고요. 그리고 게임 사운드가 요즘 엄청 각광받고 있어요. 또 뭐가 있을까요? 예능, 웹예능, OTT 뭐 이런 것도 많아졌고. 그 많은 영상물들 안에서 영화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장점이라고 한다면 극장에서 관람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는 극장에서 봤을 때, 온전히 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극장가서 보면 뭐가 다르냐면, 일단 큰 스크린이 있죠, 암전이 있죠. 또 눈에 보이지 않는 스크린 뒤 쪽에 있는 스피커들을 통해서, 우리가 큰 소리들을 많이 듣게 되고, 서라운드로 있는 스피커를 통해서 공간감을 느끼게 되고, 요런 것들이 있죠. 우리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는 지루하다고 해서 스킵할 수 없잖아요. 그쵸. 근데 TV를 볼 때는 재미 없으면 잠깐 껐다가 잠깐 멈췄다가 볼 수 있는 방식을 취할 수 있는데, 극장은 그게 안되다보니까, 그래서 좀 더 저는 그 매력이 있다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그 만큼 사운드 작업도 그 안에 굉장히 많은 기술력을 들이면서 작업을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 지점에서 본다면 우리가 조금 더 영화작업에 의미를 둘 수 있지 않을까? 사운드 작업에. 그런 생각을 하게 돼요.

간단하게만 이야기를 하면, 극장 사운드 시스템, 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 90%정도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사운드 시스템은 5.1 서라운드 시스템이에요. 다들 아시겠지만, 앞에 프론트 채널에서 LCR이라는 방향성을 주고, 왼쪽(Left) 센터(Center) 오른쪽(Right) 또 사이드 쪽에서 서라운드적인 이미지를 주는데요. 그리고 앞쪽에 서브우퍼 역할을 하는 이제 둥둥하는 저음만 표현해주는 그런 스피커가 하나 ‘.1(쩜 일)’이라고 표현돼서 5.1이라고 해요. 그래서 그 스피커들에서 다양한 소리들이 나오잖아요. 앞에 있는 프런트 스피커에서 메인의 소리들이 계속 나와요. 대사, 음악, 그리고 폴리같은 것들. 그런 것들이 나오고 서라운드 쪽에서 바람 소리의 잔향, 뭔가 흔들리는 거, 그리고 파도 소리. 이런 식의. 그리고 음악들의 잔향 같은 것이 서라운드적으로 나오면서, 뭔가 스크린은 우리가 2D로 보고 있지만 소리로서 좀더 공간적인, 입체적인 것들 중간에 우리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해줄 수 있다는 거죠. 그런 극장용 작업을 할 때는 저도 극장용 시스템이 갖춰진 녹음실에서만 작업을 할 수 있어요. 어쨌든 우리가 작업을 할 때도, 마지막으로 틀어지는 환경과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근데 우리 극장은 쉽게 갈 수 있지만, 작업하는 공간을 꾸리려면 그게 구현이 가능한 방음되어야 하는 공간이 있어야 하고. 캘리브레이션이라고 해서 우리 색보정할 때도 그런 거 하죠. 표준이 되는 색을 잡잖아요. 소리도 마찬가지로, 스피커를 설치해서 거리를 재어가면서 하나하나 신호를 쏘면서 레벨을 재는 그런 작업을 해요. 사실 그런 것을 알려면, 저 기초부터 알아야지만 자연스럽게 이뤄지는건데, 그래서 ‘어 나 소리하고 싶어, 영상 작업 하고싶어, 영화사운드 할 수 있을 것 같아, 스피커 5개 샀어요. 컴퓨터 샀어요. 프로툴이라는 프로그램 샀어요.’ 그것들만으로는 사운드 작업이 절대 이뤄질 수 없다는 거죠. 그만큼의 많은 기술력들이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작업들을 할 때 좀 더 신경을 많이 쓰게 돼요 저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되고. 더 재밌게 작업을 하기도 하고요. 한편으로는 이것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기도 해요. 기본적으로 사운드 작업하는 사람들은 관객들이 사운드 소리 하나도 안 할 때 성공한 사운드라고 이야기를 많이들 하세요. 튀면 안 되니까 소리가. 근데 그래도 작업하는 사람들은 알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들을 하거든요? 관객들은 몰라도, 작업하는 사람들끼리는 이런 정도의 품이 많이 들었다는 것을 알아주면 안 될까라는 생각을 해요.

그런 결에서 독립영화가 많이 힘들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요. 공간, 기술이 필요하니까요. 사실 오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가서 투정만 부리고 오는 건 아닐까? 뭐, 근데 어제 룸메이트가 좋은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라고 당부를 했는데. 아직 시간이 있으니 좋은 이야기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극장에 틀어지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쭉 해봤고. 요즘은 대부분 OTT로 많이 접하잖아요. 그래서 기준들이 너무 까다로워졌어요. 극장보다. 극장보다 더 까다로워진 이유는, 극장은 하나의 작품을 틀면 끝나요. 그 시간에 하나의 작품을 보면 끝나잖아요. 근데 OTT는 이거 틀었다가 저거 틀었다 다 바꿀 수 있잖아요. 그게 일정하게 다 맞아야지만 사람들이 퀄리티가 유지가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이거죠. 우리가 TV보다가 광고가 막 나왔어요. 근데 광고 소리가 너무 커서 리모컨으로 소리 줄여놨더니, [광고 끝나고 나오는 드라마에서는–편집자 주] 소리가 너무 작아서 볼륨을 울린다던지. 예전에는 그런 경험이 있을 거예요. 요즘은 평준화가 돼서 이런 일이 없는데, OTT들이 그런 어떤 작업 방식에 대해서 되게 까다롭게 기준들을 요구하고 있어요 사실. 넷플릭스 같은 경우에도 제가 후반 작업 세미나를 들어봤는데, 100년 뒤의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사용해서 100년 전의 영상들을 접하더라도 기술적인 결함들을 없게 하기 위해서 자기네들은 고퀄리티의 그리고 지금 당장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더 많은 정보들을 담는 그런 방식을 추구해요. 한 번 넷플릭스에서 자체 제작하는 짧은 쇼트 작업 의뢰를 받은 적 있거든요. 그 의뢰를 딱 받고 처음 든 생각이 아 이 건은 공간 없으면 못하겠다, 였어요. 그래서 작업하는 게 더 편중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OTT라고 하는 거대한 것이 생겨나고 코로나 시국에서 더 커지고, 이런 건 조금 더 자본적인 이야기고요.

조금 독립적인 영화 쪽으로 접목을 시켜본다면,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재작년에 한 영화제를 용산에서 했는데, 어 너무 소리가 컸어요. 제가 봤던 관, 제가 작업한 영화를 거기서 봤는데, 오프닝부터 소리가 너무 컸어요. 트레일러라고 하죠. 소리가 너무 커서 귀가 너무 아픈데, 설마 내가 작업한 영화도 이 기준에서 틀어지려나? 엄청 긴장을 하면서보다가, 다행히 [제가 작업한 영화의 사운드는—편집자 주] 너무 크진 (깨지진) 않았고. 다른 작품들은 사운드가 깨지고 터지고 그랬어요. 중간에 나오고 싶었어요 솔직히. 제가 작업한 걸 보려고 계속 기다렸는데. ‘크긴 컸는데 어느정도 뭐 그럴 수 있어, 근데 기준이 이런 게 맞나? 감독들이 이렇게 열심히 작업해서 작업자들이 이렇게 투입이 되어가지고 작업한 거를 이렇게 크게 트는 게 말이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영화제 측에 가서 얘기를 했어요. 극장 세팅이 지금 소리가 조금 큰 것 같다, 기준시사 때 체크하지 않았냐 말씀을 드렸더니, 체크 다 한 거고 이건 정해진 게 있기 때문에 우리가 건드릴 수 없다, 라고 하셨어요. 저만 느낀 건가 싶어서 주변에 다 물어봤어요 그때. 다들 너무 힘들었대요 귀가. 그래서 영화에 집중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듣고, 결국 반영이 되지는 않았죠. 그거랑 같은 결로, 우리 코로나가 시작하면서, 온라인 영화제가 많아졌잖아요. 극장에서 한두 개를 틀면, 온라인으로 풀어놓는다던가 하는 방식들. 저는 사실 개인적으로 영화 작업과 온라인 작업을 둘 다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레벨 기준의 차이를 알고 있어요. 근데 감독님들은 대부분 모르시죠. 당연히 모르실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제게 말씀을 하시죠. 이거 온라인 영화제에서 상영을 했는데, 소리가 너무 작았어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세요. 저는 온라인 영화제를 하는지를 몰랐어요. 그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 만약 제가 온라인 상영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으면, 그거에 맞춘 규격으로 마스터링을 새로 해서 드렸을 거예요. 근데 아무런 말씀이 없었어요. 영화제에서도 감독 쪽에서도 아무런 이야기를 안 하는거죠. 왜냐하면 생각을 못했던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 정도로 관심이 없는 분야일 수는 있어요. 어렵고 관심이 없는 분야. 온라인 상영회를 하는데 소리가 너무 작길래 다른 작품들은 좀 재밌게 보고 싶은데, 소리가 너무 작아서, 자막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거예요. 영자막 되어 있는 것을, 해석도 잘 안 되는데. 그렇게 봤었는데, 그렇게 생각을 해 보면 억울한 면도 없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미리 이야기를 해줬으면 더 잘 들리게 해줬을 텐데. 사실 전체적으로 보면 사운드 작업하는 사람들의 무능력함이라고 보일 수도 있는 부분이잖아요 사실. 당연히 극장 기준으로 작업을 했는데, 음. 이걸 갑자기 온라인에서 튼다? 고지를 안 해줬어? 그럼 저희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거죠. 그래서 한 번 요청을 드렸어요, 감독님을 통해서. 영화제 측에 한 번 여쭤봐달라, 온라인 상영을 위한 규격이 따로 있느냐. 부천영화제가 작년에 웨이브인가 거기서 공개를 해가지고, 웨이브에서 당연히 추구하는 기준이 있을 텐데. 그거가 있으면 혹시나 여쭤봐달라 해서, 요청을 드렸더니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어요.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찾아보고 다른 OTT들이랑 비슷하겠지? 하고 작업을 해서 드렸거든요. 근데 아무래도 커뮤니티가 없고 이러다보니, 저만 그렇게 한 거예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천차만별로 이렇게 달라요. 사실 그런 것들이 되게 좀 안타까운 현실이죠. 독립영화를 작업함에 있어서, 그런 챙김을 못 받는다? 라는. 그런 것 자체가. 그게 근데 아직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기는 해요. 영화제가 너무 많잖아요. 온라인 상영도 너무 많이 하고. 앞으로도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자리에서 내가 이렇게 이야기 하면 누구 한 명은 들어주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요.

그렇습니다. 너무 안 좋은 이야기들만 하고 있죠. 다른 플랫폼들 작업을 이야기를 좀 하자면, 이건 이제 장편 영화고요. 거의 다 독립영화에요. 학교 작품이나, 독립 자본들, 서독제 개막작, 이런 작업들? 거의 그렇고. 이것만. 상업영화. <스톱>도 김기덕 감독님 옛날 작품인데, 독립영화 결이 있고. 교수님들이 그런 걸 물어보셨어요. 단편영화랑 장편영화 차이가 뭔 것 같냐고. 그래서 저는 그 차이가 있나요? 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냥 영환데? 만약에 중편이 59분까지에요. 60분 되면 장편 되고, 뭐가 달라요? 1분 차이가? 근데 수업을 듣고 나중에 느낀 것은 사운드에 접근하는 장식이 다르긴 하더라고요. 포인트 되는 것을 캐치하는 방식에 있어서 단편영화가 조금 더 집중되어 있다보니, 디자인이나 스파팅을 할 때 그런 기준에 맞춰서 보게 되고, 장편영화는 호흡이 기니깐 전체적인 것에 기준을 맞춰서 보게 되고, 이런 것들. 이런 차이가 있었는데, 저는 사실 차이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 영화 같은 경우에도 미디액트가 굉장히 작업을 많이 했어요. 많이 했고. 좋은 다큐멘터리들이 굉장히 많았고, 이 작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다큐는 일단 사실에 근거하고 있고요. 사실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작업을 할 때 좀 더 사실적인 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작업을 해요. 예를 들어 극영화에서 발소리 하나를 표현적이게 넣었다면, 다큐멘터리에서는 우리가 평소에 듣는 것처럼 노이즈 살짝 섞어서 듣는 것처럼 작업을 한다던지. 아주 미세한 장면, 사람이 초조하게 손을 만지고 있어요. 이것도 극영화는 만지는 소리를 강조하거든요, 근데 다큐멘터리는 실제로 들리는 것처럼. 근데 실제로 들리는 것처럼 만드는 게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면서 저도 굉장히 많이 배웠고, 그 많은 감독님 분들이 다큐멘터리는 그냥 어느정도 소리의 크기만 좀 일정하게 맞추고 노이즈가 너무 심하지만 않으면 괜찮은 거 아닐까? 하고 접근하시는 분들도 꽤 많으셨거든요. 근데 한 번 녹음실에서 작업 해보고, 이야기 나눠보면 크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했던 분들이 계속 방문하시고, 그런 이유이기도 하고요. 다큐멘터리는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을 것 같고. 그리고 드라마는 상업영화, TV드라마 작업을 했는데, 그때 코로나가 한창이라 영화 작업들이 너무 없었어요. 그래도 작업들은 해야하니, 프리랜서로 이것들을 받아서 작업을 했는데, 거의 1년 반 정도를 영화랑 병행하기도 하고, 다른 거랑 병행하기도 하면서 TV드라마 작업을 했는데요. 거의 한 편에 70분 정도 돼요,  요즘 드라마들 길게 만들거든요. 아침에 넘어와서 뜬눈으로 막 눈 비비면서 거의 좀비처럼, 이런 생활을 했어요. 이 작업들을 할 때, 영화같은 것은 120분 분량 작업을 하면, 사운드팀에 3주에서 1달 작업 기간을 줘요. SF나 장르물이 되면 좀더 기간을 주겠지만. 근데 드라마는 1주일에 2편 정도 작업해야하거든요. 그럼 140분이에요. 1주일동안 작업해야 하는 분량이. 저는 대사 에디팅을 중심으로 했는데 대사가 가득 메워져 있기 때문에, 이걸 하려면, 일주일에 6일을 하루에 14시간 이상씩 작업을 해야지 커버가 가능한 정도예요. 그때 병을 얻고, 어깨 유착이 너무 심해져서, 재활을 하면서, 한동안 드라마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고, 그런 상태고요. 그럼에도 장점이라고 하면, 피드백이 잘 오죠. 피드백이 잘 오기도 하고, 확실히 시청자 층이 많아요. 영화작업에 비해서, 예를 들어 누군가 아예 모르는 분야의 사람들이 어떤 작업하셨어요? 라고 물어보면 독립영화 이야기하면 아무도 모르죠. 상업영화 이야기해도 잘 모르죠. 근데 TV드라마는 그, 누구 나오는 거 했어요. 뭐 이러면, 아~ 그거요. 이렇게 장점이라고 해야할지 말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제 필모에 하나 남았으니.

그리고 또 웹드라마가 있는데요. 웹드라마는 좀 더 짧죠. 짧고 시리즈물로 나오는 경우도 많고, 저는 계속 네이버 자회사랑 작업을 했어요. [네이버 자회사인–편집자 주] 플레이리스트에서 의뢰를 받아서 3년 정도 작업을 했는데, 제가 느끼는 웹드라마는 학생 단편 영화랑 좀 결이 비슷해요. 제가 처음 접했을 때 느낌은. 학생들이 졸업영화나 실습물로 찍어 온 캠퍼스물과 비슷한 결로 이해가 됐는데, 작업을 계속 하다보니 완전 결이 다르더라고요 또. 같은 단편이고 같은 영상물인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접하는 독립영화나 단편영화들과는 약간 결이 달라요. 주 연령층이 10대후반부터 20대후반까지가 가장 많이 보고요. 그리고 해외분들이 많이 보세요 생각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니라, 해외에 입소문이 나게 작업을 하는 경향들이 있습니다. 굉장히 상업적이구요. 그리고 굉장히 표현적이구요. 그리고 직관적이예요. 여기서도 기능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어요. 저는 이 작업들을 하면서 이펙트를 어떻게 해야 좀 더 재밌게 넣을 수 있을까에 대한 배움이 있었어요 사실. 독립영화는 사실 통통 튀거나 표현적인 것보다는 좀 더 자연스러운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웹드라마는 좀 더 직관적이고 대중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소리가 뭔지에 대해 좀 더 생각을 많이 해 본 그런 경험이었고. 그리고 바이럴이나 로고,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말 그대로 아예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소리를 넣어야되는 작업들이다보니, 이 작업들도 많은 즐거움과 스트레스가 같이 있었죠. (웃음) 그래서 굉장히 다양하잖아요. 지금 제가 최근에 작업하고 있는 게 홈페이지의 VR 영상에 들어갈 음악들을 선곡하고 있어요. 난생 처음으로 선곡작업을 해봤는데, 보통 이제 헷갈리시는 게 후반 사운드를 한다라고 생각하면 음악도 같이 한다라고 생각을 하세요. 의뢰하시는 분들도 ‘음악도 같이 해주시는 거죠?’라고 얘기를 한다거나 그렇게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되게 많은데 음악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작곡은 전혀 관여하지 않구요, 선곡도 절대 하지 않아요. 그 이유는 그거는 완벽하게 분리가 되어있는 작업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만약에 제가 선곡을 했어요. 소리를 넣었는데 감독님이 마음에 안든대요. 그거를 찾기 위해서 100곡, 200곡, 300곡을 들어봐야 되는 거예요. 그 시간에 발소리를 하나 녹음해서 넣는 게 좀 더 좋은 게 아닌가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선곡을 필요로 하시면 감독님께서 직접 해오시고, 그냥 파일만 주세요. 음악은 파일만 받고, 음악 감독님이 계시다면은 음악 감독님과 함께 녹음실에서 같이 스파팅을 해요. 음악 감독님이랑 들어보면서 여기는 이렇게 레벨을 좀 더 올려주세요, 여기는 살짝 저음이 많이 들리는 것 같으니 저음을 조금 없애주세요, 이런 요청들을 하시면 제가 그걸 듣고, 바로바로 수정을 하죠. 그런 작업들을 하구요. 그리고 작곡 작업은 하지 않지만 다른 소리들이랑 섞는 작업은 후반 작업에서 합니다. 음향에서 작업을 하구요. 그런 작업들의 방식을 다들 많이들 모르시니까 이런 얘기들을 좀 할 수 있고. 어 VR 같은 경우에도 선곡을 제가 하고 있긴 하지만, 거의 곡을 고르는 건 처음이었지만 작업하는 결은 비슷했어요. 음원을 자르고 붙이고 자연스럽게 만들고, 루핑할 수 있게 만들고. 사실 이런 것은 프로툴이라는 프로그램을 제가 사용할 줄 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이고. 그런 작업들을 지금 계속 이어서 하고 있네요.

사운드라는 게 사실, 한 분야만 오래 하시는 분들이 잘 없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근데 제가 만나 뵀던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많은 영화 작업들을 하신 폴리아티스트 분들이라거나 혹은 이펙트 작업하시는 분들, 대사만 작업하시는 분들 그런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런 분들이랑 얘기를 나눠보면 정말 심오하기도 하고, 그 작업을 하는 그분들의 모습이 되게 행복해보이는 그런 경우들이 많아요. 그래서 폴리아티스트 분들 중에 문재홍 폴리아티스트 분이라고 있는데, 그 분이 학교에서 수업을 같이 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때 <미스터 주>라는 영화 작업을 하는데 동물들이 나오거든요? 이성민 배우가 동물들이랑 대화를 하게 되는 그런 영화인데, 거기서 비둘기 떼가 나오고 햄스터가 나오고 강아지가 나오는데 햄스터 목소리를 이순재 선생님이 하셨어요. 그리고 비둘기인가 앵무새 목소리를 김수미 선생님이 하셨나? 여튼 되게 특이한 그런 영화였어요. 비둘기 떼가 이렇게 모여가지고 모이를 쪼고 있어요. 근데 거기서 갑자기 말을 탁 거는 애가 나와요. 말을 탁 걸기 전에 얘가 움직이는 발소리를 녹음해야 얘의 어떤 존재감이 더 느껴질테니 발소리를 녹음해보자, ‘이거는 나뭇가지로 해볼까요’, ‘발톱은 어떻게 할까요’ 이러면서 얘기하고. 그런 식으로 작업을 하는 분들이 꽤나 많은 것 같아요. <리틀 포레스트> 같은 영화도 소리가 엄청 중요한 영화잖아요. 요리 영화고? 그래서 시루떡을 만드는데 팥을 삶아가지고 통통한 팥을 이렇게 손으로 톡 터트리는 장면이 있어요. 인서트 컷이 굉장히 클로즈업 돼서. 이 소리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저희도 그때 동기였던 친구들이랑 같이 마트를 가서 진짜 많은 물건들을 샀어요. 이게 어떤 소리가 날까, 이게 이런 소리가 날까, 이게 더 맛있을 것 같은데, 이러면서 마이크 앞에다 대고 손을 어떻게 어떻게 하면서 소리를 내고 만들고 하면서 그게 맛있게 탁 느껴지는 순간을 캐치해서 녹음하고 그걸 사용하거든요. 그런 재밌는 경우들도 굉장히 많고. 그리고 대사 작업하시는 분 중에 한 분은 거의 20년 가까이 대사 작업만 하시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은 20년 동안 작업했던 배우들 목소리 중에서 가장 좋았던 클립을 저장을 해놓으셨어요. 목소리 톤을 하나하나 다 저장을 해놓고 그거를 가지고서 제일 좋았던 기록을 지금 현재 찍고 있는 영화들이랑 비교를 해가면서 작업하시는 분도 계시고. 이펙트 작업 하시는 분도 카체이싱 씬 같은 것들을 녹음하면 굉장히 소스들이 방대하고 양이 많아요. 그런 씬들 녹음 할 때도 그것들을 활용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스릴감 넘치게 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하시는 분이 계시고. 그런 식으로 이쪽 분야는 되게 어떻게 보면 순수하게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좀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게 되는 그런 작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그거를 할려니 현상이 마련되지 않는 그런 아쉬움들은 있죠. 독립영화에 그런 것들 접목시키면 제일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왜냐면 상업영화야 그렇게 하면서도 표현을 할 수 있고 뭔가 자본도 있고 하니까 그게 되겠지만, 독립 영화도 할 수 있잖아요. 소리 하나 예쁘게 내기 위해서 클립 하나 더 사는 거, 이 정도 할 수 있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강아지 발톱 소리를 클립으로 내거든요 (웃음) 그래서 그런 하나 더 하는거야…사실 시간도 상업영화처럼 그렇게 빡빡하지 않잖아요.

근데 제가 또 불평불만을 하자면 영화제 제출하기 직전에 항상 문의를 많이 주세요. 약간 수습의 목적이 조금 큰 거죠. 조금 더 잘 들릴게, 혹은 대사가 너무 안들려서? 근데 어쨌든 그런 것들만 우리가 조금 경계한다면 퀄리티 자체는 상업영화와 견줄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어요. 그만큼 할 수 있는 역량도 굉장히 크다고 저는 보고 있고. 그래서 그 의미를 좀 더 하나하나 되짚어 보면서 하면, 좀 더 좋은 작업들 좋은 영상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네, 말이 길었네요. 그래서 제가 앞으로 계속 하고자 하는 거는 이거예요. 제가 독립영화 사운드 수업들을 계속 하고 있어요. 미디어센터들에서 주로 하고 있고요. 그리고 지금 서울예술대학교랑 전주대학교, 학교에서도 수업을 하고 있어요. 미디액트에서는 동시녹음 수업을 주말 이틀동안 진행을 하는 것을 거의 3년 째 분기별로 진행을 하거든요. 그 수업들을 진행을 하다보면은 수업 들으러오신 목적을 제가 여쭤봐요. 그러니까 이 수업을 왜 들으러 오게 되셨냐고 여쭤보면은 정말 다양한 분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서 중학교 교사인데 영화 동아리 담당이 되어서 뭔가 영화를 제작하는 환경이나 그런 것들이 궁금해서 오신 분들도 계시고. 혹은 단편영화 제작을 하는데 미술팀인데 동시녹음 팀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이 계시고. 거의 대부분 7~80 퍼센트는 직접 영상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고요. 어떤 분은 국회 직원이셨는데요, 녹취를 하는데 뭔가 잘 안됐대요. 그래서 강의 제목이 동시 녹음이라고 하니까 그래서 들으러 오신 분도 계시고. 70대 할아버님께서는 음악을 재밌게 좋게 듣고 싶은데 그런 것과 관련해서 뭔가 할 수 있겠냐, 악기를 다뤄보고 싶은데 강의 제목에 ‘녹음’이라고 명칭이 되어 있으니… 그런 분들도 계시고. 굉장히 다양한 분들이 제 수업을 들으러 오세요. 그분들이랑 제가 영화 사운드, 동시 녹음 이런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런 게 있구나, 라고 다들 얘기를 하세요. 이게 이렇게 디테일하게 작업이 들어가는구나. 그냥 소리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그런 피드백을 받으면은, 앞으로 이걸 계속 지속하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이쪽 사운드라는 분야에 대해서 관심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사설기관에서 수업을 할 때 들으러 오시는 분들 중에 젊은 층의 분들은 대부분 영화영상제작과를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사운드 수업이 없어서 들으러 오시는 분들이 되게 많아요. 학교에서 과제나 제작을 해야하는데 동시녹음을 해 본적이 없으니 그래서 이 수업을 찾아서 듣게 됐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 현상이 너무 안타까워요. 영화를 가르치는 학교조차도 사운드 수업이 없는 곳이 굉장히 많아요. 그리고 제가 다녔던 학교들도 마찬가지. 서울예대도 수업이 딱 두 개 있었거든요. 1학년 때는 저희는 무성영화를 찍었어요. 필름으로 찍어가지고. 2학년 때 처음으로 수업을 배웠는데 동시녹음 수업은 아예 없었어요. 바로 프로툴, 후반작업을 시작을 해서. 녹음 상태가 좋을 수가 없죠. 그냥 선배들이 하는 것 보고 따라하는 것 뿐이었으니까. 사실 이런 것들이 교육기관에서 좀 더 체계적으로 만들어주면은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하고 혹은 뭐 요런 거에 대해서 얘기도 많이 나눌 수 있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들을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사설기관이나 미디어센터들에서 주최하는 사운드 수업이 요청이 오면 계속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막연하게 사운드가 뭔지에 대해서 잘 모르시거나 혹은 접근하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최대한 재밌게 그리고 최대한 쉽게 설명을 드릴 수 있게 준비를 해보려고 하고요. 저도 그래야 작업을 할 때 저도 좋더라구요. 뱉은 말이 있으니 (웃음) 작업을 좀 더 진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더 들고요.

그리고 사운드가 요즘에 다루기가 너무 쉬워졌어요 사실. 저는 휴대폰으로 소스 녹음 되게 많이 하거든요. 아침에 일어나서 누워있다가, 여름이에요, 매미가 맴맴 울어요, 그러면은 휴대폰을 창틀에 올려놓고 잠깐 멍때리거든요. 그렇게 저는 우리나라 소리들, 평소에 제가 작업할 때 쓸 수 있는 소리들을 세이브를 해 놔요. 우리 소스 찾을 때 검색해보면 거의 다 외국 소스들이잖아요. 무료로 있는 것들. 그래서 그거를 우리가 실제로 작업한 영상물에 적용시키기가 너무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찾아오시는 분들도 되게 많아요. 근데 저희도 사실 헐리우드에서 녹음한 것들 사서 쓰거든요. 근데 자체적으로 평소에 이렇게 계속 녹음을 해놓고 이거를 리스트업 해놓고, 라이브러리화 해놓고. 지금 전주에서 K-사운드 라이브러리 라고 해가지고 우리나라 소리 라이브러리를 만들고 계세요. 지금 계속 업로드가 되고 있고. 그래서 우리가 영화나 단편영화들을 보다가 가끔 ‘어 이거 처음 들어보는 벌레 소린데?’라고 생각되시는 것들은 다 외국 벌레들. (웃음) 걔네들 되게 커요. 크고 무섭고. 소리도 이상하고. 뭐 그런 것들 우리가 평소에 캐치할 수 있는 상황이 있다면은 세이브 해놓고 써먹고. 저작권에 전혀 문제될 것 없고. 굉장히 자연스런 소리가 될 수 있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요즘에 사운드 하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은 무조건 프로툴을 써야된다라는 강박이 조금 있어요. 아니면 사운드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저는 툴은 나중 얘기라고 항상 생각하거든요. 필요할 때 되면은 툴은 어떻게든 쓰게 돼요.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 이게 저는 더 중요한 것 같거든요. 항상 수업을 할 때도 프로툴 수업은 없나요? 이렇게 물어보시면, 프로툴은 매뉴얼 보시고 유튜브 검색하면 사용하는 방법 다 나와 있어요, 라고 얘기를 드려요. 설치하는 방법도 사이트 들어가면 다 나와있어요. 어디가 호환이 되고 어디가 호환이 안되고까지. 편집 프로그램도 개인적으로 독학해서 다루시는 분들 되게 많잖아요. 마찬가지로 자르고 붙이고 섞고 쌓고 이런 거 똑같아요. 그거를 했을 때 우리가 어떤 식으로 영화에 표현할 수 있을까를 좀 더 집중해서 얘기를 해보는게 좋겠다 라고 얘기를 항상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 특강이나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께, 평소에 내가 있는 공간에 어떤 소리가 있는 지를 1분 정도만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이렇게 얘기를 해요. 적어 본다 던지. 그래서 길을 걸을 때 들리는 자연스런 소리들, 발소리, 차소리, 버스가 지나가고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바람소리 새소리들 이런 소리들로만 채워져 있는 게 사실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런 디테일함을 항상 생각하면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이런 사운드 후반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라고 생각해주시면 너무 너무 감사할 것 같고, 그리고 이렇게 얘기를 하는 저도 조금 더 진중하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을 할 거구요, 그렇습니다.

뭐 더 얘기할 게 있을까요? (웃음)

[객석: 아까 상업영화 안하시는 이유 말씀해주신다고 하셨는데…] 아, 네네. 맞아요. 상업영화를 제가 사실 안하는 것보다는 못하는 것 같아요. 왜냐면 인원이 너무 많이 필요하고요. 그리고 공간도 너무 많이 필요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은 저도 제 개인적인 녹음실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저는 아직도 미디액트 녹음실에서 실장님께 비어있는 시간을 여쭤보고 주말에 나가서 항상 작업을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좀 하고 있고요. 제가 공간을 꾸릴려고 했더니 초기 자본이 너무 많이 들어요. 그래서 상업영화를 하려면 그만큼의 공간들이 또 마련이 되어 있어야 하고요. 한두 사람이 하는 작업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클라이언트들이 같이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또 필요해요, 시사실 같은 개념의. 그 시사실 같은 걸 만들려면, 이 정도 되는 크기의 공간에다가 벽에 다 방음, 바닥도 흡음, 천장에도 다. 거대한 스크린까지 설치를 해야되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상업영화 녹음실에 취직을 해보려고 생각은 했었어요. 생각은 했었는데 프리랜서로 상업영화 녹음실이랑 작업을 해 보니, 약간 자의식 과잉일 순 있는데(웃음), 별로 안다르더라구요. 독립영화랑. 자본 크기 말고는. 그래서 굳이… 좀 더 다양한 단편영화, 독립영화 작업들을 많이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이게 좀 더 사람들한테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들을 했어요. 어쨌든 상업영화 쪽은 인원이 그래도 꽤 있고 노조도 있거든요. 한동안 가입도 했었는데. 노조를 통해서 뭔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그런 추세고. 그런데 독립영화 쪽은 그런게 전혀 없으니. 굳이 작업하는 결이 같다면 선택할 필요가 없겠다, 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지원해서 받아줄 지도 모르겠구요. (웃음)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게 있어요. 후반사운드 노조라고 해서 영화노조 안에 있는 노조인데요. 후반사운드 노조는 독립영화는 포함하지 않아요. 네, 독립영화 작업장은 포함하지 않고, 상업영화 기준으로만 하고 있어요. 제가 생각해도 이게 너무 애매한 거예요. 실제로 상업영화 후반작업 노조에서는 항상 하는 얘기는 그거예요. 출퇴근 지키는지, 임금은 얼마나 받는지, 그 작업 롤(role)에는 어떤 게 있는 지 평균을 내서, 그거를 좀 더 어떻게 하면은 대표님들과 상의를 해서 좀 더 근무환경을 좋게 만들 수 있을까 이게 되게 주 목적이라서 독립영화 쪽이랑은 얘기를 하기가 조금 어렵죠. 거의 프리랜서이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래서 얼마 전에 탈퇴를 했습니다. 다시 만나자고 기약을 하면서. 그런 상황입니다.

혹시 또 질문이 있으실까요?

[객석1: 이 챕터 이름에 두 가지가 들어가 있는 것 같은데, 하나는 독립영화고, 하나는 사운드잖아요. 근데 제가 이 강연에서 사운드에 대해서는 많이 들은 것 같은데, 이게 독립영화에서 어떤 식으로 구체적인 특성들이 더해지는지가 제가 조금은 잘…그러니까 물론 예컨대 제시해주신 것이 규격이 정해져있는 상태에서 강제로, 비대칭적으로, 사후적으로 통보가 된다, 독립영화는 유독 그런 데 취약하다고 저는 들을 수 밖에 없었는데, 챕터 제목과 관련해서. 그런 지점이라든가, 아니면 이제 상업영화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이 사실은 독립영화에서도 어느정도 할 수 있다, 라는 대목. 그것은 좀 더 음향의 특수성에 가까운 것 같아서. 그런 지점은 사운드와 독립영화의 교집합에 관한 것이 맞는 것 같은데, 혹시 조금 더 뭔가 독립영화에서만 드러나는 사운드의 특수성이 있다면 어떤게 있을지?]

좋네요 되게, 질문이. 독립영화에서만 도드라지는 그런 지점이라고 본다면 저는 좀 더 거친 맛이라고 해야될까요(웃음) 어떻게 보면, 사실 작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상업영화는 좀 일단 기본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주 관람자 층이라던지 주 연령 주 보는 분들이. 그 약간 좀 더 제가 느꼈을때는 뭐라고 해야하지 관람하시는 분들이 약간 비판적인 것 같아요. 약간 비평하는 자세라던지. 이런 것들이. 조금 소리 이상하면은 어, 이상해. 그거 소리 이상했어. 그런 부분에 있어서 당연히 이런 큰 작품은 소리도 좋아야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을 한다면. 독립영화는 조금 더 약간 제가 느끼기에는 그래요. 소리가 살짝 이상해요. 그러면 저것도 무슨 의미가 있지 않을까. (객석 모두 웃음) 라고 생각해주시니까. 좀 더 넓은 거죠, 바라보는 시선이. 약간 더 애정어린 시선이 있다고 해야하나. 저는 좀 개인적으로. 그래서 이제 독립영화하는 감독님이랑 얘기를 나눌 때도 이게 전체적인 완성도, 그러니까 시간대비를 항상 얘기해요. 시간대비. 시간대비 그리고 작업료 대비. 그 안에서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거에 포인트를 맞춰서 그거를 좀 더 명확하게 만들어 봅시다, 라는 얘기들을 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좀 더 관점에 있어서, 시도해볼 수 있는게 좀 더 많지 않나, 하는 생각들을 해요. 뭐 사실 상업영화쪽은 아무래도 산업이다보니까 어느 정도의 기술적 완성도가 있어야죠. 당연히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기술적 결함이 있으면 ‘뭔가 어.. 별론데’라고 생각한다거나. 근데, 예컨대 아까 얘기를 했듯이, [어떤—편집자주] 영화제에서 소리를 그렇게 크게 틀었어요. 그 이후에 아무런 얘기가 없죠. (웃음) 그렇게 보면은 그분들은 극장에서 그 영화 하나를 틀기 위해서 했던 그런 노력들을 생각해서 저는 그게 되게 큰 문제다 라고 생각을 한건데, 약간 어떻게 보면은 극장에서 내 영화를 틀다니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춰져 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을 하는거죠. 제 입장에서는. 그런 관점들에서 봤을 때 독립영화 사운드는 좀 더 받아들이는 층 분들이 포용력이 있다. (웃음)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혹시 질문에 대답이 됐을까요. 질문 하신 거에? 네, 감사합니다.

약간 어떻게 보면은 아는게 많아질수록 우리가 더 이런 것들을 가르는 것 같아요. 아는게 많아질수록 어 이거는 이러면 안돼. 저거는 저러면 안돼… 약간 요런 생각들이 조금 드는데. 그렇게 바라보기 보다는 이렇게 했을 때 느껴지는 거를 받아들이고, 저렇게 했을 때 느껴지는 거를 좀 받아들이고, 하면은 좀 더 재밌는 작업들을 독립영화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들을 하네요. 네. 그렇습니다.

[객석2: 조금 된 얘기긴 하지만 한국 상업영화에서 배우의 발성, 대사가 잘 안들린다. 뭐라고 하는 지 잘 모르겠다라고 하면서 웅앵웅 포키쵸키 뭐 이런말을 하면서 (객석 모두 웃음) 그런 부분에서 배우의 발성만이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뭐 이런 얘기도 나왔던 것 같은데. 그런게 조금 화제가 됐을 때 어떤 생각 하셨는지 좀 궁금합니다.]

그쵸. 그 얘기 저도 많이 들어봤어요. 한 2000년대 초반? 뭐 요때 영화 한국 영화들. 그쵸. 제가 알기로는. 초반? 중반? 뭐 요때 영화들 [객석1: 십 몇 년.] 네 십 몇 년 전. 제가 저는 사실 그때 당시에는 제가 영화작업을 안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그땐 체감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제 후에, 나중에, 작업을 하면서 이제, 다른 작업하시는 분들이랑 얘기를 나눠보다가, 그런 얘기들을 한 적이 있는데, 굉장히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생각했을 때. 뭐, 그냥 사실 저희는 작업하는 사람한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보니까, 그런 얘기들을 주로 하죠. ‘우리가 일부러 그랬겠어?’ 뭐 이런 얘기들. ‘우리가 일부러 그랬겠어? 당연히 소리 잘 전달하고 싶지.’ 제가 생각했을 때 제작자들에서 크게 요구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 퀄리티에 대해서. 솔직히 말해서 그 퀄리티를 조금만 제작자 입장에서 얘기를 해줬으면, 그만큼 했을 거예요. 약간의 시간과 돈을 좀 더 투자해서, 했다면? 한동안 필름에서 DAT로 넘어왔고 DAT에서 이제 디지털 녹음기가 자리 잡았는데, 그 사이의 과도기였을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 소리가 되게 안 좋았다 라고 얘기하는 시기가. 필름으로 작업하던 시기에서 이게 넘어오기 시작하면서 일어나는 결함들에 대한 것을 많이들 신경을 못 쓰지 않았나, 라는 생각들도 좀 하구요. 그리고 우리나라가 동시녹음의 비중이 굉장히 높아요. 우리나라의 영화들은 동시녹음의 비중이 굉장히 높은데, 이 얘기에 대해서도 예전에 상업영화 녹음하시던 기사님이랑 얘기를 나눠봤는데, 동시녹음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습성 때문이다, 라고 하셨어요. 근데 그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거예요. 왜냐면, 영화를 찍죠, 그니까 프리 프로덕션, 뭐 프로덕션, 포스트 프로덕션 이렇게 나누고 본다면 프리 때 이렇게 한참 준비를 해서, 상업영화라고 치면 3개월에서 6개월, 1년까지도 찍어요. 찍고 편집을 거의 1년은 할 수 있어요. 근데 편집 끝나잖아요? 그러면 빨리 믹싱해가지고 빨리 개봉해야 돼, 가 돼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시간을 많이 안 줬어요,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을. 맨 마지막 단계라고 생각을 하는거죠. 그래서 사실 믹싱과 색보정은 동시에 진행이 될 수 있는 경우라, 색보정도 아마 그런 문제점들이 많을 거에요 CG 라거나. 편집을 이렇게 길게 하고, 1년을 했으면 믹싱은 뭐 한 달. 길면 한 달. 짧으면 2주. 뭐 요렇게 시간을 주는 거죠. 그렇게 되니, 빨리 개봉해야 돼 빨리빨리, 동시녹음, 후시 안 쓰고. 네, 그런 현상들 때문이 아닐까 라고 생각을 해요. 요즘에는 사실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기는 해요. 대신에 사운드를 하는 사람들이 그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 뭔가 자체적으로 시도들을 좀 하는 것 같기는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그 상업 영화 녹음실들 대표님 분들이, 프리 때부터 얘기를 하기를 시작하셨대요.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이 장면은 이게 중요하니, 여기 씬을 그 작업할 때는, 촬영할 때는, 뭔가 이런 준비를 해주세요, 라든지. 예를 들어 세트장을 지어야 되는데, 세트장 바닥이 나무 바닥이면 걸어가면서 대사를 치면 나무 텅텅거림이 계속 들려요. 그러면 거기다가 나무 바닥 말고, 큰 지장이 없으면 시멘트를 발라주세요, 라든지. 뭐 그런 얘기들을 미리 하죠. 그리고 뭐 그 차를 타고 계속 다니면서 찍는 영화들이 있었어요. 그 영화를 봤을 때도 이게 가솔린이냐 뭐 그런거냐부터 시작을 해서, 그리고 여름에 찍을거냐 그러면 에어컨 틀텐데 에어컨 틀면은 대사가 안 좋을거야, 못 쓸거야. 근데 그만큼의 후시 녹음 감당할 수 있겠어? 이렇게 얘기를 한다든지. (웃음) 그런 식으로 현실을 되게 자각을 많이 해주시려고 노력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거 보고 되게 많이 배워서, 이제 독립영화 할 때도 단편 작업 할 때 감독님들한테 시나리오를 먼저 받아서 얘기를 해요. 시나리오 보고 여기는 이게 더 필요할 거 같고, 여기는 이게 더 필요할 것 같으니, 현장에서 이렇게, 이렇게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라고 미리 얘기를 좀 해놔요. 그래서 그거를 했던 작업이 <유산>이라는 남순아 감독님 공포영화 있어요. 그 작년 부천에서 틀었는데, 그 작업을 할 때 소통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이런 거예요. 공포스러운 느낌을 내기 위해서, 우리가 현장감 있는 소리를 녹음을 해야 되는데, 숨소리는 말도 할 것도 없고요. 일단 저는 방에 딱 입장 했을 때, 방바닥에 발이 약간 달라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공간을 울려 퍼지면 좀 더 그 공간적인 표현이 잘 되지 않을까, 그래서 배우님이 그 씬을 찍을 때 양말을 신나요? 라고 물어봤어요, 감독님한테. 그랬더니 어쩔 수 없이 그 장면은 플랫슈즈라 덧신을 신어야 되긴 신어야 되는데, 뭐 그렇게 얘기를 하시니까 저는 이제 다른 방법으로 디자인을 하려고 고민을 하기 시작한거죠. 뭐 그런식의 내용들을 소통을 한다든지 하면서, 작품을 표현하는 데 딱 후반만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보고서 하려는 시도들을 계속 앞으로 하려고 하고, 지금은 좀 더 그런 것들이 많아지는 느낌인 것 같아요. 네. 그렇습니다. 네, 또.

[객석1: 저 질문 하나만. 아까에 이어지는 건데, 아까 독립영화라는거랑 사운드디자인의 교집합을 제 나름대로 생각을 해봤을 때에는, 그니까 일단 독립영화 같은 경우 광고 수준의 일단 부족함이 있고, 물질적 수준의 부족함도 있고. 또 제가 생각했을 때 그런 어떤 짜치는 환경에서의 독립영화의 그 특수성이라고 하면은 좀 전인적인 부분, 그니까 되게 전인적인 이게 좋게 말하면 전인적인 거고 전혀 제도화되어있지 않은, 이렇게 모듈처럼 작동하는게 아니라 하나가 유기체처럼 작동하는, 그런 전인성이 독립영화의 특수성인 것 같은데, 이게 말씀 들어보니까 음향 일반의 좀 특수성과도 조금 맥이 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물론 지금 방금은 굉장히 좋은 반례였지만, 그니까 보통은 피드백이 이렇게 막 다른 그 영화의 파티션들에 비해서, 바로바로 일어나기 좀 어려우니까. 모든 영상이 다 걸린 뒤에, 인제 할 수 있는 작업이다 보니까. 그러면 여기서부턴 내가 다 책임을 좀 져야 되는가 라는 이런 전인성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고. 동시에 인제 음향은 훨씬 더 많은 층위를 갖고 계시니까 아까 말씀 해주신 것처럼. 그래서 그 이 두 종류의 전인성이, 그니까 독립영화의 전인성과 사운드 디자인의 전인성이 뭔가 증폭을 해서 그 작업을 할 때 좀 더 즐거우시다든지 아니면 오히려 너희까지 전인적이면 안되지, 뭐 이래가지고 인제 좀 서로 상쇄가, 감쇄가 된다든지 어떤 어떻게 이게 작동을 하는지 조금 궁금해서, 네 여쭤보고 싶습니다.]

네 제가 반은 [질문의 의미가–편집자 주] 인지가 됐고요. (웃음) 저는 둘 다 가능하다라고 봐요. 네 같이 가는 것도 있고요, 따로 떨어져서 각자가 가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영화 사운드를 하면서 다른 사운드 작업들을 할 수 있어요. 바이럴도 하고요, 다른 영상물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선곡 작업도 하고요. 근데 영화에 이 소리를 다룰 때는 좀 더, 약간의 책임감을 좀 느껴요, 작업을 함에 있어서. 약간 책임감을 느끼고. 독립영화와 사운드를 따로 본다라고 생각을 해본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같이 가는거지 않나. 원래 기본적으로 같이 이루어지는 거지 않나. 편집이 끝나고 작업이 시작되는 거기는 하지만, 네 그런 쪽으로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처음엔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하도 많은 작업들을 하다보니까, 그냥 여기 이 소리 잘 들리게 키워주세요, 뭐, 여기 뭐 더 키워주세요 대사 좀 이상한데요, 그러면 저는 그냥 앉아서 오퍼레이팅만 하는 사람이었던 거예요. 그때는 되게 다른 결로서 보이는 거죠. 이게 영화작업이 아니라 그냥 엔지니어 정도였던 거죠. 그때는 약간 그렇게 느꼈었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 저도 재미가 없고 피드백도 별로이고, 결과물도 안 좋고. 그래서 항상 그때마다 좋은 영화들을 좀 많이 봤어요. 일부러 극장에서 재개봉하는 것들, 혹은  아트시네마가서 보거나. 그 소리가 완벽하지 않아도 영상에서 같이 어우러지는 그런 영화들을 일부러 보면서 그래 이렇게 소리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은데. 영상이 암전이어도 소리만으로 갈 수 있잖아요, 영화가. 그리고 만약에 무음이어도 그거는 소음처럼 느껴지는 거죠. 사람들의 어떤 움직임, 호흡소리 같은 것들 극장 안을 메워지면서 분위기를 만드는 그것도 영화의 일종일 수 있고요. 저는 그런 결로 봤을 때는 전혀 객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같은 결로서 보고 있고요. 그리고 다른 영상 작업들을 할 때도 제가 아까 얘기 드렸듯이 바이럴, 뭐 광고나 웹 드라마 뭐 이런 것들 할 때도 마찬가지에요. 어차피 요즘에 소리 없는 영상이 없듯이. 이런 것들이 같이 표현이 됐을 때 더 시너지가 있는 것이지, 뭐가 하나가 따로 라는 생각들은 안하고 있습니다. 네.

[객석3: 아까 좀 궁금했는데. 아까 그 후반 사운드 작업을 받으시면 3주에서 한 달 정도를 받게 되고, 그래서 뭐 감독님께 가편집을 요청해서, 보고 시간이 얼마나 든다 말씀해 드릴 수 있다,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 그 얘기를 듣고 생각이 난 게, 이제 후반 사운드 작업을 어떻게 하는지 저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서, 그 입장에서 생각을 하니 과정이 잘 그려지지가 않는 거예요. 근데 얘기들은 공감은 가는데, 막상 과정이 잘 보이지 않다보니, 이제 시간이나 비용 문제 외에도, 어쨌거나 가편집 본을 받고 나서부터 한 3주 가량, 어떻게 작업 계획을 하시고 디자인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게 어쨌거나, 아무것도 없는데서 음악을 하는게 아니고, 이미지를 먼저 보고 사운드를 만들고 하다 보니 과정이 궁금하기도 하고. 또 3주, 한 달 내내 독립영화를 하면 어디 출근해서 작업을 하는 게 아닌 경우가 많으니까 시간을 실제로 어떻게 쓰시는지. 해보셨던 것 중에 예시를 하나 들어주시거나 하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제가 미디액트에서 직원으로 일을 할 때는 딱 정해져있었어요 시간이. 그래서 출근해서 여덟 시간을 작업하고, 한 시간이 이제 식사시간 뭐 이렇게 해서. 그리고 가편집을 받아보고 모든 작업들이 다 3주나 한 달 정도는 아니고요. 들어보고 판단했을 때, 만약에 15분 정도 되는 단편영화 기준으로 본다면, 15분이 하루 만에 끝날 수도 있고요, 이틀 만에 끝날 수도 있고, 삼일 만에 끝날 수도 있어요. 그래서 가편집을 보고서 이제 체크를 하는 거죠, 어떤 정도의 분량이 필요할 것이다, 라는 것들을. 그래서 하루 만에 끝나는 거다 그러면, 아침에 출근해서 영상을 받고, 그리고 그 파일이 있어요, 믹싱실에서 요구하는 파일이 있는데, 그 파일을 받아서 열어서, 앞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정리를하기 시작해요. 일단 기본적으로 전체 레벨과 대사 노이즈 리덕션부터 시작해서, 대사가 잘 들리는지, 안 들리는 게 있으면 다른 테이크를 찾아와서 교체를 해보기도하고, 이런 식으로 전체 정리를 먼저 쭉 한 다음에. 거기다가 이제 그 공간에 대한 소리, 앰비언스 같은 것들을 넣는다던지. 움직임에 대한 소리가 더 보충이 필요하다면 녹음해서 넣는다던지 하는 식의 작업들을 쭉 하고요. 그것들을 믹스하는 작업으로 마무리를 해요. 그래서 사실 이게 파트가 원래는 다 나뉘어져 있어요. 상업영화는 대사 파트, 이펙트 파트, 앰비언스 파트, 폴리 파트. 근데 독립영화는 세분화가 되어있지 않다보니까 한 명이서 그 작업을 다 하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은 분량 대비해서 혼자 작업하게 되면 일이 많죠. 일이 많은데, 장점은 이 소리를 넣었을 때 어느 정도 들리겠다라는 걸 가늠할 수 있어요. 그니까 다른 사람 작업한 것을 가늠할 순 없잖아요, 들어보기 전까지는. 맡은 파트들이 다 다르니까. 그런 작업들이 이루어질 수 있고. 후시가 있다면 후시를 하고요. 그건 제 작업할 때 감독님들이 잘 안 오세요 거의. 녹음하거나 파이널 믹스 할 때만 오시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고. 어떤 작업들을 위주로 하는지를 궁금해 하실 수 있는데. 보통 파이널믹스 때 오셔서 들어보시면 굉장히 달라진 걸 체감하시고, 의문을 가지시지는 않아요. (객석 모두 웃음) 네 보통은 그러시고요. 이제 근데 당연히 궁금하실 수 있으니까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드리면. 노이즈 리덕션으로만 친다면 동시녹음 대사에 노이즈를 제거하는 거거든요. 그냥 플러그인 하나 딱 걸어서 끝나는 작업이 아니고, 전체 클립을 이렇게 열어서 노이즈들 있는 부분들 대사를 제외하고 들리면 안 되는 것들을 하나하나 에디팅을 해서 일단 지워요. 에디팅을 해서 지우고. 에디팅을 해 논 것을 가지고서, 전체적인 톤작업을 하기 시작해요. 어떻게 소리를 만져야 더 전달이 잘 될까를 기준으로 해서. 근데 또 사람 목소리 또 너무 다양하잖아요, 여자배우일 수 있고 남자배우일 수 있고, 여자배운데 목소리 톤이 낮을 수 있고 높을 수 있고. 뭐 여러가지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상황마다 다 맞춰서 그거를 하나하나 바꿔요. 그래서 뭐 고런 작업들을 하고, 비워있는 부분들을 소리들을 채우죠. 감독님이랑 스파팅을 할 때 미리 얘기를 좀 해요 감독님이 필요한, 여기서 약간 개가 짖는 소리가 한두 번 들어가면 좋겠다, 라고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그리고 요 장면에서는 문 밖에서 뭔가 아이들이 좀 뛰놀았음 좋겠어요, 라고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그러면은 그거를 토대로 해서 디자인을 먼저 좀 해요. 필요한 부분들을 소리를 넣어야겠다, 라고 생각해서 소스를 가지고와서 만약에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스면 문 바깥에 있는 것처럼 처리를 또 해야겠죠. 그런 처리를 또 하고요. 그리고 레벨을 만져서 조정을 하고요. 그리고 스피커들의 방향성을 좀 부여를 하죠. 믹스를 하면서 센터는 센터, 서라운드는 서라운드, 스테레오는 스테레오. 이런 식으로. 뭐 그런 것들 적용을 한다든지. 네, 하는 일을 얘기하자면 되게 많은데요, 대표적인 것만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과정들에 대해서 언급을 많이 안하는 이유는, 너무 사람마다 작업하는 방식이 달라요. 제가 작업하는 거 다르고요. 그런 정도로 같은 작업을 두 명이서 해도 작업 방식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좀 다르고요. 기본적으로는 대사 따로 앰비언스 따로 폴리 따로 이렇게 해서 나중에 섞는 게 보편적인 작업과정이라고는 할 수 있겠죠. 네. 그렇습니다. 또 혹시 질문 있으신가요.

끝낼까요. 주말 아침부터 일찍 들으러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제가 무슨 얘기 했는지 모르겠네요. 나중에 녹취록 저도 공유해주실 수 있나요. (웃음) 네. 어제 머릿속으로 굉장히 많은 생각들을 했어요. 이것도 얘기하고 싶고 저것도 얘기하고 싶고.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보니까 또. 근데 이제 어쨌든 정리를 하자면 관심 많이 가져주시면 좋겠고. 그리고 어 굉장히 재미있는 작업이다, 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너무 어렵게만 받아들이지 마시고, 그냥 우리 휴대폰 녹음해서 들어보고 소리 넣어보자 뭐 이 정도로 생각해주셔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네 그래서 만약에 제가 지금 오늘 이 시간에 했던 얘기 중에 약간 의문점이 있거나 하시는 부분들도 너그러이 좀 봐주시고. 제가 평소 말주변이 좀 없어서 봐주시고. 궁금한 거 있으시면 개별적으로 나중에라도 만나 뵐 수 있으면 그때 또 질문해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제가 항상 미디액트에서 사운드 수업을 분기별로 하니까 궁금한 점 있으시면 거기 통해가지고 또 연락 주셔도 상관없고요. 이렇게 마무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